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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여름철에 긴팔 셔츠를 어떻게 입냐고요? 2019-08-02
"멋을 위해서라면 더워 쓰러져도 좋다."

고등학생 시절 '패션 꿈나무'를 자처하던 한 친구는 이렇게 말했다. 그는 폭염주의보가 연일 발효되는 한 여름철에도 긴소매 착용을 주저하지 않았다. 비 오듯 땀 흘리는 그를 보며 주변에서 "괜찮아?"라고 진심으로 안위를 물었다. 그때마다 친구는 '멋을 위해서라면'으로 시작하는 패션 철학을 공공연하게 설파했다.


당시 친구가 '스트레스를 참 많이 받구나'(예상했겠지만 공부 잘하는 친구는 아니었다) 생각했다. 성인이 되니 그의 말이 영 틀린 얘기가 아니었다. '시원함이냐 멋이냐' 성인 남성들, 특히 20·30대 직장인 남성들은 이런 고민을 한 번쯤 해봤을 것이다.

반소매 셔츠를 입자니 시원하긴 한데 어딘가 '폼'이 안 난다. 긴소매 셔츠를 입으면 멋스럽긴 한데 '땀범벅'을 각오해야 한다. 중요한 자리라 반소매 셔츠에 넥타이를 했는데 촌스러운 느낌이 가시지 않는다.

최근 들어 이런 고민의 해결사 노릇을 하겠다는 긴소매 셔츠들이 속속 등장하고 있다. 천연섬유 '마'의 한 종류인 '린넨' 소재나 폴리에스테르계 섬유 쿨맥스 소재가 특징인 제품들이다. 소재 덕분에 시원하게 입을 수 있고 상대에게 편안한 인상을 주는 게 장점으로 꼽힌다.
형지 I&C의 셔츠 브랜드 '예작'은 '린넨 솔리드 쿨맥스 셔츠'를 선보이고 있다. 시원함, 말 그대로 '시원함'을 강조하는 쿨맥스 소재에 린넨 소재를 더한 셔츠다.

쿨맥스라고, 어디선가 들어봤을 것이다. 1980년대 미국 듀폰사가 개발한 섬유다. 면보다 4~5배 정도 흡수력이 높다. 그러니까, 땀 흡수에 좋다. 피부 습기를 잘 배출시키고 통풍성도 뛰어나다. 과거에는 산악·격렬한 운동용으로 이 소재를 사용했다. 요즘에는 일상생활에서도 착용할 수 있게끔 디자인돼 출시되고 있다.

예작 관계자는 "'린넨 솔리드 쿨맥스 셔츠'는 쾌적한 착용감을 경쟁력으로 앞세운 제품"이라고 소개했다. 세련된 컬러에 카라 스냅 버튼(똑딱이 단추)은 코디 포인트로 깔끔한 옷차림 연출을 돕는다. 카라와 소매에 배색 디자인(두 가지 이상 색을 어울리게 배치하는 것)을 적용해 반소매로 접어 입기도 좋다. 긴팔을 접어 입는 것은 여전히 남성 패션 코디의 '로망'이다.

이탈리안 감성의 남성복 브랜드 '브루노바피'도 린넨 100% 소재 긴팔 셔츠를 출시했다. 이 제품 또한 땀 흡수력이 장점이다. 개인적으로 해변가 등 휴양지 패션으로 추천하고 싶은 상품이다. 편안하면서도 나름대로 중후한 분위기를 낼 수 있다.

남성들이 한여름에 긴팔을 입는 것은 여성들이 한겨울에 '미니스커트'를 입는 것과 맞먹는 용기를 필요로 한다. 린넨·쿨맥스 소재 긴팔 셔츠는 "남성들이여, 그렇게 부담 느끼지 않아도 된다"고 속삭이며 제안하는 의류 같다. 그럼에도 소재에서 주는 가벼운 느낌과 정형성이 거슬린다면, '더위에 쓰러져도 좋다'는 각오로 봄·가을용 셔츠를 입어 보자.
출처 : http://news1.kr/articles/?36813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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